“실패는 은혜 받을 자격” 불금에 기도하러 온 청년 2500명
청년 2500여명 참석
“종교적 노력은 믿음 아냐”
“실패와 좌절 가운데 주님만 붙잡길”
“지난해 기도회에서 결혼을 놓고 기도했는데, 지난주 토요일에 결혼했어요. 이번 기도회엔 남편과 함께 왔고요. 남편이랑 꼭 응답받고 싶은 기도 제목이 있어요.”
25일 배영은(32)씨가 남편 손을 잡고 도착한 곳은 서울 오륜교회(주경훈 목사). ‘2025 청년다니엘기도회’가 열린 현장이었다. 배씨는 “지난해 교회에서 페루 단기선교를 다녀온 뒤 선교의 꿈을 갖게 됐다”며 “페루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기로 남편과 다짐했다. 오늘 기도회를 통해 선교의 비전과 계획을 구체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린 청년다니엘기도회 현장엔 배씨와 같은 기독 청년 2500여명이 참석했다. 기도회는 오는 2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온·오프라인으로 집회에 참여하는 교회는 3600여곳에 달한다.
기도회에는 매일 새로운 강사가 청년들에게 말씀을 전한다. 다윗의열쇠 김선교 선교사와 캥스터즈 김강 대표, 정철어학원 정학영 대표가 차례대로 강사로 나서고 우미쉘밴드, 피아워십, 램넌트워십은 찬양으로 기도회의 열기를 뒷받침한다.
첫날 강사로 나선 김선교 선교사는 ‘실패가 자격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요 21:15)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했다. 김 선교사는 “우리는 흔히 성경 많이 읽고 기도 뜨겁게 하면서 봉사에 빠지지 않는 이들을 믿음의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성경을 보면 바리새인이 딱 이렇게 살았다”며 “예수님이 세우신 믿음의 기준은 달랐다. 예수님께선 ‘바디메오’ ‘혈루증 환자’ ‘나병환자’ ‘수로보니게 여인’ ‘백부장’의 믿음을 칭찬하셨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이들 다섯 명의 공통점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주님만 붙잡았다는 사실”이라며 “믿음의 사람은 조건이나 성품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이다. 세상의 도전 앞에 넘어져도 주님을 따르겠다는 결단으로 다시 일어서자”고 권면했다.
말씀 이후 본당 곳곳에선 청년들의 간절한 찬양과 기도가 터져 나왔다. 이날 기도회를 인도한 주성하 목사는 “우린 종교적 열심으로 순결해지지 않는다”며 “이 밤에 붙들고 나아갈 건 오직 하나님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고 강조했다. 주 목사는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라며 “나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내 인생을 회복시켜달라고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에 자신의 연약함을 기대는 믿음으로, 찬양에 기도를 잇대는 목소리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흐느끼는 청년, 두 손 모아 가슴을 치며 기도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예배당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청년들의 기도는 밤 11시 넘어까지 이어졌다.